무안에 있는 "두암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짚불에 구운 삼겹살 + 전남 지방에선 유명한 양파김치 + 뻘게장
이 세가지가 합쳐서 또 하나의 "삼합(三合)" 이라고 한다는데
무안에서 짚불삼합이라는 메뉴로 유명한 곳입니다.
식당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시골 외진 곳에 있는 집이지만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못 찾아갈 곳이 없는지라
나비양의 도움을 얻어 쉽게 찾아갈 수 있었네요.
딱 봐도 그냥 시골촌집 입니다.
(2012. 04. 29 방문)
밖은 허름하지만 그래도 안은 밥집같은 구색을 갖춰놨습니다.
여느 유명세 타는 집에 가면 으례히 다 있는 방송출연 자료들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구요.
메뉴판을 보니 이제 오리탕, 토끼탕은 더이상 안하나 봅니다.
그렇죠... 역시 맛집 메뉴는 일품(一品)으로 나가야죠 ^^
근데 직접 가서 보니,
주문 즉시 삼겹살을 일일히 한판씩 구워 손님상에 내려면
아마도 단일메뉴로 갈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메뉴판 아래에 "아락술" 이라고 있는데 맛보질 못했군요.
이로써 다음에 또 일부러 찾아가야 할 명분이 생겼네요 ^^
자리에 앉으니 메뉴는 물어보지도 않고 인원수만 확인하고
바로 반찬들이 나옵니다.
콩나물무침, 배추김치, 열무김치, 마늘대김치
이것이 이 집 삼합중에 하나인 "양파김치" 입니다.
양파에서 시큼한 김치맛이 납니다.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했던 거랑은 다르게 별미네요.
그리고 오이소박이, 고추생선젓갈, 방울토마토 등등
이렇게 해서 얼추 한상이 차려집니다.
다른 블로거들 글에 보니 번데기도 있고, 멸치볶음도 있고, 삶은 감자도 놔졌던데,
일요일 저녁이라 그랬을까요? 좀 초라해 보이긴 합니다만...
괜찮습니다, 동키는 언제나 "선택과 집중"을
음식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라 생각하므로, 반찬 가짓수에 목매지 않으니까요ㅎㅎㅎ
다른 건 다 따라할 수 있어도 이집 아니면 절대 안될 것 같은...
바로 "뻘게장" 입니다.
갯벌에 사는 게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거라는데
뻘게장, 칠게장 등등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 합니다.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도는 것이 양파김치 하고 잘 어울리겠습니다.
드디어 짚불구이 삼겹살이 나왔습니다. 흠~ 방안에 짚불향이 가득 퍼집니다.
이 한 판이 1인분입니다. 4인분 시키면 1인분씩 4번 나옵니다.
그때 그때 구워 손님상에 내오니 당연히 바쁘겠지요.
"뜨거울 때 싸게싸게 드쇼잉~" 투박한 전라도 사투리가 구수한 이모님 ^^
앞에 앉은 친구놈이 한쌈을 쌉니다.
삼합의 기본구성인 짚불향 가득 담긴 삼겹살과 양파김치를 얹고
그 위에 뻘게장만 살짝 올립니다
고기와 양파와 뻘게장과 쌈야채가 입안에서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소주를 한잔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네요 ^^
마늘, 고추, 쌈장, 김치 등등과 곁들여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순식간에 석쇠가 한판한판 비어지고,
상위에는 점점 불에 그을은 빈 석쇠판이 쌓여갑니다.
3천원짜리 게장비빔밥...
갈 때부터 3천원인 줄 알고는 갔지만,
그 양에 한번 놀라고, 재료에 한번 더 놀라고, 맛에 완전히 놀랍니다.
뻘게장과 고추장과 챔기름의 오묘한 조화가...
아~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하나... 하여간 맛있습니다!!
게장비빔밥 맛의 방점은 이 된장국이 확실히 찍어줍니다.
시골촌된장과 시래기가 들어간 된장국(?)인데
투박하지만 구수~하고 깊은 맛이 제대로 입니다.
밥 한끼 제대로 먹었는데요 ^^
근데 생각보다 많이 먹히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고기가 한판씩 구워져 나오는 데다 한판이 200g 이라서 그런 걸까요?
어쨌든 보통양을 가진 사람은 고기1인분에 게장비빔밥 한그릇 하면
포만감 느낄 정도니까요... ^^
식당 바로 앞 텃밭에 상추를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딴 상추를 손님상에 올리는데 상추가 아주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적상추인 것 같은데 상추도 워낙 종류가 많아서요.
그냥 주름적고 부드러우니까 쌈싸먹기 좋습니다 ^^
상추밭 반대편이 짚불로 고기를 굽는 곳인데 차에 가렸네요.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
허름한 창고인데, 볏짚이 쌓여있고, 벽에 온통 그을음이 가득합니다 ^^
삼겹살을 1인분씩 석쇠판에 깔고 쌓아놨네요
주문이 들어오자 마자 불을 지피는데
볏짚이라 불이 금방 붙습니다.
순식간에 불이 확~ 솟아오르면서 고기 굽히는 소리가 치직치직 나는데
삼겹살 한판 굽는데 10초도 안걸리는 것 같습니다.
상위에 올렸을때도 고기가 지글거리는데 역시 맛의 비결은 ?? 스피~~~드!!!!!
이상, 무안 두암식당 짚불구이 이야기 였습니다 ^^
2012. 05. 03
동키(Don Quixote)
무안 "두암식당" 원조 짚불구이
전남 무안군 몽탄군 사창리 697-2
061) 452-3775
011) 617-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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