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과 먹거리/at Home

[Home made] 간장게장만들기...

동키호테 2012. 3. 19. 17:15

 

 

 

 

이 봄날에 간장게장에 미쳐버린 동키가 허구헌 날 간장게장을 노래하니

드뎌 쌀앙하는 울 엄니,

아들사랑에 손수 간장게장을 만들어 주신다네요.

만드는 방법 잘 봐놨다가 담부턴 직접 해먹으라하십니다.

물론 이번엔 비법만 전수받고, 담에는 직접 만들어봐야 제 것이 되겠죠 ^^

 

 

 

 

 

 

 

들뜬 마음에 룰루랄라~ 엄니 모시고 자갈치 시장으로 갑니다.

 

 

자갈치 시장은 오후 서너시쯤에 가야 떨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

첨 알았습니다. ^^ 아침에 가면 비싸대요.

 

 

 

 

 

 

 

 

 

자갈치 입구에 있는 "신동아센타" 입니다.

 

 

부산을 상징하는 자갈치시장 신관을 재건축하는 기간동안

 기존의 자갈치 토박이 상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지은 곳이 신동아센타인데,

막상 이곳에 옮겨와 자리를 잡고나니, 신관이 다 지어져도 이주하기가 쉽지 않아

그냥 여기에 눌러 앉게 되어, 자갈치에는 이런 회센타가 두 군데가 되어버렸죠.

 

 

따라서, 원래부터 자갈치에서 회 장사를 하던 상인들은 거의 이곳에 있다지요...

즉, 신동아 1층에 가시면 오리지날 부산 자갈치식 막썰이 회를 드실 수 있습니다.

복작복작 한 것이 진짜 부산스럽지요.

 

 

 

 

 

 

 

 

갈매기모양 조형물로 장식을 한 자갈치 신관입니다.

원래 자갈치 시장 상인들도 소수 입주를 했지만, 다른 곳에서 오신분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왠지 광안리 민락회센타 같은 느낌이 들어 잘 가지는 않습니다. ^^

 

 

 

 

 

 

 

 

 

 

3공일 오후 시간대라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곳곳에서 흥정이 이뤄져서 시끌벅적하네요.

 

 

 

 

 

 

 

 

꽃게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는데 주로 생선가게들이 많네요.

민어를 보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

다음달에 두번째 기제사인데 여기 또 와야겠네요.

 

 

 

 

 

 

칼치 가격이 되게 쌌습니다.

먹칼치라고 하는데, 한마리에 5천원 정도 한답니다.

지난 설에 선물 들어온 번쩍번쩍 제주은칼치를 맛본 상태라 그닥 눈에는 안들어오네요.

 

 

 

 

 

 

 

 

 

 

 

절친한 친구놈 중에 이 돌문어 하면 환장을 하는 놈이 있는데...ㅎㅎㅎ

 

 

 

 

 

 

 

 

 

 

 

드뎌 꽃게 파는 곳을 찾았습니다.

근데... 알 작은 숫꽃게네요...

에는 알배기 암꽃게간장게장을!

가을에는 살 가득한 숫꽃게꽃게탕을!

 

 

참고로 저기 오른쪽에 해물탕용 해물 한접시가 2만원 했습니다.

 

 

 

 

 

 

 

 

드뎌 알배기 암꽃게를 찾았습니다.

살아있는 활꽃게는 4월초나 돼야 자갈치에 들어온답니다.

배에서 잡자마자 급속으로 얼린 선동꽃게인데, 한판에 3만원 이랍니다.

싱싱하긴 한데 생각보다 비쌉니다.

 

 

두판 다 살테니 한판에 2만원 해달라... 안된다,

그람 3만원어치 해서 덤으로 두마리 더 달라... 안된다,

그래도 울 엄니 억척스레 다리 몇개 떨어진거 두어 동가리 더 주워담고...

나머지 한두개 남았다고 또 주워서 덤으로....

결국 우째우째 하다보니 한두마리 빼고 두판 모두 3만원에 감아왔습니다. ^^ 

 

 

 

 

 

 

 

 

 

 

 

 

두둥~!!!

 

 

간장게장의 맛을 좌우하는 간장입니다.

오복에서 나온 황가간장. 100% 무첨가 양조간장입니다.

아들 먹는거라고 한병에 정가 15,000원짜리 간장을 기꺼이 내어 놓습니다. ^^

 

식당에서 파는 건 어떤 간장을 썼는지 알수가 없죠.

염산과 과산화수소수가 범벅된 산분해(혼합)간장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거고요...

물론, 잘 담궈진 조선간장을 쓰면 깊고 그윽한 맛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100% 양조간장이라도 뭐 충분합니다. ^^

 

 

 

 

 

 

 

 

 

 

 

제가 쌀가자미를 좋아하니까 주차하는 동안 어느새 쌀가자미도 한 스무마리 사셨네요.

다른 손님이 사지도 않고 고기만 만지작 거리면서

 장사하는 할머니한테 자꾸 깎아달라고 약을 올리길래

울 엄니 잽싸게 끼어들어 '다 해서 3만원에 주슈~' 하니, 냅다 하고 주시더랍니다.

고기장사 보골 채우면 절대 안깎아준다고, 어부지리 득템했다고 좋아하시네요 ^^

 

 

 

 

 

 

 

 

 

 

 

 

살때는 몰랐는데, 집에와서 보니 게가 되게 큽니다.

 

 암꽃게 확실하고요~

 

 

 

 

덤이랍시고 뺏다시피 주워담아온 다리 떨어진 놈도 있네요 ^^

다리야 뭐... 먹을 것도 없으니 ^^

 

 

 

 

 

 

 

 

 

쌀가자미를 장만해서 바람에 말린다고 고리를 다 꿰어둡니다.

정확하게 20마리네요.

한 사흘 음지바람에 꾸덕~꾸덕~ 말려서

빠싹~하게 꿉어 금방 지은 흰쌀밥에 조선간장 콕찍어 먹으면

이것도 참 맛이 있는 음식이지요.

 

 

 

 

 

 

 

 

 

 

이제 꽃게 목욕시킬 차례...

 

 

 

 

 

 

 

 

 

선동꽃게지만 깨끗하고 싱싱합니다.

등딱지가 뽈록하게 솟은 걸 보니 알이 꽉 차 있는게 확실하네요.

 

 

 

 

 

 

 

 

 

아쉬운따나 이번에는 이리 담고,

다음에 활꽃게 나오면 한번 더 담기로 합니다. ^^

 

 

 

 

 

 

깨끗하게 목욕시켜 놓으니 때깔 좋은데요 ^^

 

 

 

 

 

 

 

 

 

 

 

 

 

 

 

자 이제 간장 만들차례...

대파를 그냥 막 숭덩숭덩 썰고요...

 

 

 

 

 

 

 

 

 

 

잘 말린 표고도 꺼내고,

 

 

 

 

 

 

 

 

 

 

 

커다란 찜솥에 물 조금에 간장도 붓고요, (비율은 비밀ㅎㅎ)

 

 

 

 

 

 

 

 

소주도 한병 부어야 잡내가 제거된답니다.

 

 

 

 

 

 

 

 

 

 

무우도 썰어넣고...

 

 

 

 

 

 

 

 

 

 

 

이건 매실엑기스... 역시 잡내제거와 부패를 막아준다죠.

 

 

 

 

 

사과, 배, 통마늘...

마늘은 저미거나 갈아넣으면 간장이 탁해진답니다.

 

 

 

 

 

 

 

 

 

그리고, 다시마, 말린고추, 계피랑 생강, 감초도 들어가고,

 

 

 

 

 

 

 

 

대추랑 양파도 들어가고...

 

그리고 뭐 하여간 좋은 건 다 넣고 끓입니다.

 

 

 

 

 

 

 

 

 

 

 

 

한참이 흘러 간장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더니 

 

 

 

 

 

 

 

 

 

 

모든 재료가 고아져서 숨이죽어 거의 약탕기를 보는 듯...

 

 

간을 보니 간장이 끓어 쫄면서 짭쪼롬 + 달짝 + 오묘한 향이 납니다.

간장이 잘 된 것 같다네요.

처음보다 반정도로 쫄아 들었습니다.

 

 

 

 

 

 

 

 

 

통에 꽃게를 담고... (사진은 없는데 뒤집어서 다시 담았습니다.)

 

 

 

 

 

 

 

 

간장이 식으면 천에 걸러 꽃게통에 붓습니다.

게가 첨에는 떠오르는 놈도 있어서 채를 덮어서 돌로 눌러두는데

 돌이 없으니돌솥을 엎어서 대신 ㅎㅎ

 

저렇게 해서 서늘한 곳에 하루이틀 놔뒀다가,

간장만 다시 끓여서 다시 부어 또 하루이틀...

다시 끓여서 다시 부어 또 하루이틀... 이렇게 세번을 반복...

 

 

 

 

 

그런 다음에 잘 숙성된 꽃게를 건져내고 등딱지 따서

청양고추, 빨간고추 송송썰어 색깔내어 먹으면

아주 맛있는 간장게장이 된답니다.

 

 

 

담에 해먹을려고 이번에 간장을 일부러 좀 많이 만들었습니다.

담에는 꽃게만 사와서 간장만 끓여 부으면 되네요 ^^

 

 

 

 

 

오는 주말에 집에서 직접 담은 간장게장을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 군침이 돕니다.

이번 한 주는 유난히 길어질 듯 합니다. ^^

 

 

 

 

그래도 행복합니다.

어제담은 간장게장이 지금 이 시간에도 무럭무럭 익고 있을테니까요 ^^

호호호 ^^

 

 

 

 

2012. 3. 19   동키 (Don Quixote)